중세유럽에서 이교도로부터 가톨릭을 수호하기 위해 맹활약을 펼친 이색적인 기사단이 있다.
이른바 탬플기사단이라는 이 조직은 전사와 수도사로 이루어졌다.
당시 유럽 각국은 이슬람교 국가로 부터 성지 예루살렘을 보호하기 위해 십자군을 편성해 원정에 나섰다.
이후 여러 기사단이 결성되어 십자군전쟁에 참여했는데, 템플기사단은 그중에서도 핵심 전력으로 활약했다.
템플기사단이 남긴 수많은 전설 가운데, 세계 최대의 비밀결사대인 프리메이슨(Freemason)을 조직했다는
이야기는 지금까지 논란의 대상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프리메이슨은 '자유로운 석공'이라는 뜻으로, 중세 이후의 길드에서 파생된 단체라고 전해진다.
외부에 알려진 것은 '회원 간의 친목과 우애'를 지향하며 자선 사업을 벌이는 단체라는 사실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모습일 뿐, 실은 전 세계 주요인사가 대거 가입하여 암암리에 세계의
정치, 경제, 문화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조직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이 프리메이슨과 템플기사단은 대체 무슨 관계일까?
십자군 시대의 초기인 1118년, 프랑스 기사 8명이 성지로 향하는 순례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템플기사단을 발족했다.
이후 솔로몬 신전이 있던 예루살렘의 '성전 산(Temple Mount, 모리아 산Mount Moriah 으로도 불리며, 아브라함이 이삭을제물로
바치려던 산이자 기독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깊은 관련이 있는 장소이고, 이슬람에서는 Mecca,Medina와 함께
삼대 성지로 꼽는다.)을 본거지로 삼아 각지에서 이슬람 세력을 상대로 화려한 전적을 거두었다.
또한 수도사라는 신분에 맞게 엄격한 회칙을 세워, 입회와 동시에 사유재산을 모두 기사단에 기부하며
청빈과 금욕을 다짐했다.
발족 20년 후에는 그 화려한 공적과 명성 덕분에 왕과 제후, 귀족 들이 돈과 토지를 잇달아 기부했다.
결국 기사단은 유럽 각지의 영지와 막대한 부를 손에 넣게 되었다.
한편 이슬람 세력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맹렬한 반격 끝에 1244년에는 예루살렘 탈환에 성공한다.
십자군은 괴멸 직전에 내몰렸고, 템플기사단도 키프로스 섬으로 본거지를 옮겨야 했다.
게다가 1307년에는 템플기사단의 막대한 부를 탐낸 프랑스의 필리프 4세가 기사단의 조직을 파괴하고 재산을
몰수하는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기사단을 일제히 체포한 다음 갖은 고문을 자행해 부당한 죄를 덮어 씌웠다.
결국 1314년, 기사단의 대총장인 자크 드 몰레(Jacques de Molay)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화형에 처해졌다.